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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산행기
호남의 산(개척산)-고산
 고산(高山,527.0m)

       - 고창에 속살을 숨긴 문화유적의 보고-



▶개요와 조망

금남호남정맥 완주 주화산에서 두 갈래를 친 호남정맥이 금남정맥을 북쪽으로 작별하고, 남쪽으로 달리며, 만덕산, 경각산, 오봉산, 내장산 신선봉과 까치봉 갈림길을 지나 순창새재(530봉)에서 서쪽으로 영산기맥(남쪽 영산강, 북쪽 동진강의 분수령)을 내려놓는다. 그런데 일제(日帝)는 영산기맥을 노령산맥이라고 지리를 왜곡시켜 놓았다. 영산기맥은 입암산, 갈재, 방등산, 문수산, 구황산을 지나 고산에 닿는다. 그리고 고성산, 월랑산, 태청산, 불갑산을 지나 목포 옆 영산강 하구에서 여맥을 다한다. 행정구역은 전북 고창군 대산면. 성송면과 전남 장성군 삼계면, 영광군 대마면에 경계해 있다. 물줄기는 남쪽은 대산천, 북쪽은 와탄천의 분수령으로서 영광 덕오 부근에서 합류되어 법성포로 흘러들어 서해에 살을 섞는다.  



  높을 고(高)를 쓰는 이산은 말 그대로 고창의 들녘에 높이 솟아 주변의 조망대 역할에 충실하다는 의미이다. 또 서울의 남산, 남해의 금산과 함께 산 이름이 외자로 특이하다. 아직까지 고창에 꼭꼭 숨은 명산으로서 외지인들에게 속살을 내비치지 않은 숫처녀와 같이 수줍음을 많이 타는 산이다. 또 세계문화유산인 선사시대 지석묘(고인돌) 3백여 기, 후삼국시대에 축성 것으로 얼려진 고산산성(약 4.1km) 등 문화유적의 보고다. 기암괴석과 울창한 송림이 어우러지고, 용추굴(龍井), 각시봉, 깃대봉, 매바위, 용두암, 거북바위, 촛대봉, 치마바위 등 전설이 깃든 지명과 암봉들이 산행미를 더해준다. 또 천연 복분자인 산딸기 평전과 개구리와 곤충의 낙원인 늪지대의 자연생태계가 잘 보존된 곳이다.   



▶문화유적

  [고산성(高山城)과 가래재 전설]

  동국여지승람에 의하면 산성의 총 길이가 8천1백 척, 높이 20척으로 기록돼 있다. 자연지형을 이용한 토성과 석성이 혼재되어 축성된 길이가 약 5.1km로 추정되며 동문, 서문, 남문의 흔적은 남아 있으나 북문은 찾아 볼 수가 없어 안타깝다. 전북대학교 윤덕향 교수는 축성연대를 삼국시대 후기로 추정하고 있다.    

고산과 고성산 사이에 있는 가래재는 옛날 해상인 법성포와 육상의 장성역을 잇는 보부상들의 물물교환의 통로 역할을 한 중요한 고개요, 서민들의 애환이 깃든 곳이다. 전설에 의하면 옛날 두 형제가 북쪽의 고산성은 아우가 쌓고, 남쪽의 고성산성(古城山城)은 형이 쌓기로 약속했다. 약속한 날짜까지 성을 쌓지 못하거나 가래재에 늦게 도착한 사람이 목숨을 내 놓기로 했으나, 아우가 약속한 날짜를 어기자 형이 아우를 가래(삽)로 쳐 죽이고, 고산에 올랐다. 아우가 명천수(明天水)가 솟아나는 용추굴을 주변을 이용하여 약속보다 갑절이나 많은 산성을 쌓느라 늦은 것을 알고 후회한 나머지 가래로 자기 목을 쳐서 자살했다고 한다.    



▶선사시대 지석묘

청동기 시대의 무덤은 지석묘(支石墓)와 석관묘가 대부분이었다. 지석묘는 입석과 함께 거석문화로 알려지고 있는데 한강의 북쪽은 북방식 및 탁자(卓子)형이고, 남쪽은 남방식 또는 기반식(碁盤式)으로 지석(支石)이 없이 지상에 돌만 올려놓은 지석묘가 전국에 분포되어 있는데 고창의 대산면 상금리, 아산면 매산리 일원에 많이 분포되어 있다. 지석묘는 한사람의 시체를 묻는 것이 대부분인데 무게가 70톤, 길이가 7m에 이르는 거대한 것이 있는 것을 보면 권력의 소유자였음을 알 수 있다. 상금리 일원에는 농경지 때문에 수없이 파괴되고 현재는 3백 여기만 남아 있는데 그 가치가 세계적으로 높이 평가되고 있다. 특히 상금마을 앞 4기의 지석묘는 북방식묘처럼 네 개의 지석과 몇 사람이 올라앉아 회의를 할 수 있을 만큼 덮개석이 거대해서 주목을 끌고 있다. 



▶산행안내

[제1코스]석현-각시봉(1봉)-깃대봉(2봉)-띠꾸리봉(3봉)-촛대봉(4봉)-고산(5봉)-촛대봉-안부-산딸기평전-상금리/7.1km/3시간 30분

[제2코스]석현-각시봉-깃대봉-띠추리봉-촛대봉-고산-옥녀봉-성송초교/7.6km/3시간40분



고산은 고창지역의 영산기맥 상에 속살을 고이 숨겨진 곳으로 아직 등산객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곳이다. 강형렬 태봉산악회장(016-612-8022)의 안내를 받아, 조기담 전북산악연맹 고창군지부장, 전북산악연맹 정재석이사, 서예가인 유승훈 원광대교수, 풍수지리가인 박천수씨, 김영춘 상하면장, 아산면에 근무하는 이성수씨, 홍일점인 이현자씨, 필자가 함께 산행했다.    고산은 비록 해발이 527m이나 평야지에 위치해 있어 장수지역의 1천m 산과 어깨를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350m까지는 육산으로 송림이 울창하고, 6부 능선부터는 고산산성이 있고, 암봉과 산죽이 어우러져 산행미를 더 해준다. 강형렬회장은 연세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고산에 대한 애착이 너무 많은 분이다. 대산애향회와 태봉산악회원들과 등산로를 정비하고 거리를 실측을 한 뒤, 석현마을 앞 삼거리부터 중요한 곳마다 안내판을 세웠다. 따라서 고산을 산행하려면 강형렬회장의 안내를 받을 것을 권한다. 베트남여행의 여독이 풀리지도 않았는데 고산을 홍보하기 위해 참여한 조기담회장의 고향사랑 열정도 뜨겁다. 유승훈교수는 서예가답게 모 잡지에 상형문자로 산 이름과 해설을 연재하는 분이며, 시종일관 구수한 입담으로 즐겁게 했다.



경남하동에는 매화가 만발하고, 만물이 약동하는 봄기운이 완연하건만, 부산(101년만의 폭설)을 비롯한 강원 영동과 영남 동해안 등에는 40cm에서 1m까지 폭설이 내려 277개 학교가 휴교하거나, 산간마을이 고립되고 어선과 비닐하우스 등이 큰 피해를 입었다. 올해들어 춘설(春雪)이 자주 내리고 꽃샘추위가 극성을 부리니 기상이변이 아닐 수 없다 고창지역도 생강꽃이 피고 개구리가 알을 낳고 울부짖다가 때 아닌 눈으로 봄 속의 겨울의 진풍경이 연출됐다. 석현마을 안내판 앞에서 동쪽의 소나무 숲으로 오르니 새봄을 노래하던 나무들과 생강나무꽃이 머리에 눈을 잔뜩 뒤집어쓰고 울상을 짓고 있다. 발걸음이 자꾸만 뒤로 밀리는 눈길을 오르면 산불로 인해 측백나무로 수종 갱신한 곳에 닿는다. 곧이어 고창 신흥에서 오는 임도가 마중 나오며, 임도를 따라 편하게 산행하라고 유혹했다. 그러나 그 길은 벌목을 해서 산행미가 없다고 거절하고 동쪽으로 직진했다. 비문없는 묘소 4기를 지나면 바둑판처럼 반듯반듯한 들녘들이 한눈에 잡힌다.



  제1봉인 특징이 없는 각시봉에 올랐다가 내려서면 벌목한 소나무들이 곳곳에 나뒹굴고 있어 마음이 아팠다. 자연지형을 이용해서 쌓은 토성(土城)의 흔적이 보이기 시작하다가 석성(石城)이 혼재된 흔적을 엿볼 수 있다. 내가 등산로 주변에 있는 소나무가 멋지다고 하자 유승훈교수가 적송과 해송이 자연적으로 교배된 일명 금강송으로 불리는 춘양목(春陽木)인데 우리나라에만 서식한다고 알려줬다. 우리보다 먼저 온 아주머니 두 분이 등산화가 귀찮다고 구두를 신고 용감하게 등산을 왔건만 자꾸만 미끄러지자 유교수가  토속적인 말로 “물짠 것을 신어서 그런다.”며 좌중을 웃겼다.



2봉인 깃대봉에 닿으면 우측 상금 고인돌군으로 가는 하산로가 마중 나왔다. 직진하면 용머리 모양의 용두암이 위연하게 눈앞을 가로 막고 나선다. 강형렬회장이 용두암 아래에 있는 산성 서문터와 남쪽 계곡에 용추굴(龍湫窟)이 있다고 일러줬다. 용머리 형상의 용두암을 밧줄에 의지해서 오르면 전망이 훌륭하다. 남쪽으로 고성산, 월랑산, 태창산이 어서오라 손짓한다. 산죽길이 시작되자 유교수가 “삼베에 된 풀 먹여 놓은 것 같이 바스락거린다.”고 시적인 표현을 했다. 그리곤  옛적에 며느리가 미운 시어머니를 골탕 먹이려면 고쟁이에 풀을 잔뜩 먹여서 여근곡(여자성기)를 아프게 했다며 좌중을 웃겼다. 어느새 제3봉인 띠꾸리(나뭇짐을 매는 끈)봉에 닿는다. 내년에 히말리아 원정등반을 계획하고 있다는 정재석이사는 다람쥐처럼 암벽을 오르고, 일행들은 안전한 길로 우회했다. 매봉에 올라 멋지게 포즈를 잡고 촬영을 하고, 조망과 풍광에 취하다보니 일행들을 어느새 저만큼 가버리고 정재석이사와 유승훈 교수가 밧줄에 매달려 암벽을 내려가며 멋진 묘기를 연출하고 있다. 제4봉인 촛대봉에 닿으면 옛적에 상금리 주민들이 나무를 하고 숯을 굽던 구덩이를 강형렬회장이 가르키며 이곳에서 불을 피우면 건너편 수련산에서 연기가 났다는 전설이 있다고 귀뜸했다. 이곳부터 남쪽은 전남 장성군, 우측은 전북 고창군의 경계가 시작된다. 우측 길은 가래재나 상금리 안부로 가는 하산로 이고, 정상은 동쪽으로 0.6km의 산성을 따라 올라야한다. 잠시후 산성 남문터에서 강회장과 정이사가 기와가 출토되었다고 설명했다. 산성을 따라 걷노라니 주변이 온통 억새군락지다. 이 때문에 해마다 강회장은 태봉산악회원과 대산면 애향회원들과 함께 우거진 억새를 베어내고 등산로를 정비하는 수고를 한다니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



정상에 오르니 사방이 탁 트여 조망이 훌륭하다. 북쪽엔 옥녀봉이 삼각형으로 솟았고, 그 아래는 암치저수지, 성송초교와 백토마을로 하산하는 길과 고창과 영광을 잇는 23번 국도가 한눈에 잡힌다. 그 옆으로 구황봉과 문수산이 얼굴을 내밀고, 동남쪽엔 수련산, 남쪽엔 고성산. 월랑산. 태청산이 한눈에 잡힌다. 서쪽엔 바둑판같은 고창들녘이 다가온다. 청명한 날엔 광주 무등산과 담양의 추월산과 영암의 월출산까지 보인다고 하니 그야말로 고창의 조망대로 손색이 없을 것 같다. 그런데 아뿔싸! 무속인들이 고산(高山)의 정상에 고산신령위(鼓山神靈位)란 표지석을 세워 높을고(高)를 북고(鼓)로 산 이름을 왜곡시켜 놓아 마음을 아프게 했다. 이는 반듯이 바로잡아야할 사안이며, 행정기관이나 태봉산악회에서 올바른 표지석을 세웠으면 좋겠다. 필자와 동명인 안산의 김정길(001-319-0900)씨는 1411번째로 이산을 다녀갔다는 표지가 있어 반가웠다. 정상에서 회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나니, 성송면의 두레모임(김영순) 10여명이 나무지팡이 하나씩을 들고 산행을 왔다. 정재석이사가 자기 후배들이라고 소개하고 사진촬영을 부탁했다. 정상에서도 강형렬회장의 애향심은 어김없이 발휘됐다. 현대그룹 정주영회장이 김정일에게 선물해서 감탄사를 연발케 했다는 고창복분자주에 대한 효능에 대해 열변을 토하고 한잔씩 차례대로 따라줬다. 입안에서 살살 녹는 갈매기살을 안주삼아 복분자주를 마시며 천하를 굽어보노라니 신선이 된 기분이다. 김영춘 상하면장과 아산면에 근무하는 이성수씨도 고창의 자랑을 입에 침이 마르도록 했다. 오후가 되자 눈이 어느새 녹기 시작하더니 날씨가 화창하다. 13시27분, 점심을 마치고 하산을 서두르고 있는데 푸른 창공 위로 비행기 두 대가 오가며 하얀 그림을 그렸다. 이곳이 바로 인천공항과 중국의 광주. 상해와 유럽의 항공노선이라고 한다.



정상에서 4봉인 촛대봉으로 돌아와 두 형제 전설과 물물교환의 통로였던  가래재 우측의 안부로 내려서니 눈이 녹아서 길이 매우 미끄러웠다. 누구의 작품인지는 모르지만 전남북의 도경계가 참 이상했다. 가래재에서 고성산. 월랑산 등으로 이어져야 옳을 듯한데 가래재에서 계곡을 따라가다가 상금리 앞에서는 적은 도로를 따라 이어지며 헷갈리게 했다. 전북산사랑회 김동곤고문과 전라일보가 공동으로 한 전북도계탐사대 리번이 반갑게 인사했다. 다리품을 한참 팔다보니 우측은 천연복분자단지이고, 좌측은 드넓은 늪지가 나왔다. 이 늪지는 초대 면의원이었던 유현봉씨가 수천 평을 논으로 개간하였으나 현재는 늪지로 변해 있었다.    예전에는 경칩 무렵이면 수 만 마리 개구리들이 울어댔는데 때늦은 추위에 놀라 어미는 땅속으로 숨어버리고 애꿎은 개구리알들만 벌벌 떨고 있었다. 강회장은 자연생태계가 잘 보존된 천연늪지와 천연복분자단지 보존과 고산의 등산로 정비를 위해 2,200만원의 지원금을 받게 된다고 했다. 우측으로 치마바위가 보이자 정이사와 유교수는 암벽코스로 개발했으면 좋겠다고 욕심을 냈다. 길가엔 300여기의 고인돌들이 번호표를 붙인 채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옛날에는 지천으로 있었으나 농경지에 있는 고인돌들이 많이 훼손됐단다. 공음면에서 산행을 온 박상철, 박구일, 정재정님을 만나 강회장의 소개로 반갑게 인사를 했다. 임도를 따라 내려가면 상금마을 앞에 큰 지석묘 4기가 자리잡은 곳에 닿는다. 다른 지석묘와 달리 이 곳의 네 개의 지석묘는 북방식처럼 높은 돌기둥 위에 탁자처럼 거대한 너럭바위가 덮개 석이 올려져 있었다. 강형렬회장은 많은 사람이 올라앉아 회의도 할 수 있도록 돼 있어 아마도 이 고을의 지배자의 무덤일거라고 유추했다. 주변의 지명도 평금(平金), 상금(上金). 중금(中金) 등 쇠금자가 많아 금이 많이 생산되지 않았는가 싶다고 했다. 지석묘를 둘러보고 상금리 삼거리 느티나무 앞에서 대산면으로 향했다. 강회장이 운영하는 강철물점 옆의 다도횟집에서 하산주로 산행의 피로를 풀고, 고창에서는 조기담회장의 권유로 2차로 목을 축였다. 오늘도 자연에 취하고, 술에 취해서 귀가를 서둘러야만 했다.        

                  

▶먹을거리

  [다도횟집, 대표 김병형, 063)563-7579]

  대산면 사거리 강철물점 옆에 자리잡은 다도횟집은 각종 활어전문 음식점으로 가격이 저렴하고 음식 맛이 좋아서 손님들로 붐빈다. 각종 어탕도 3인분 2만원, 5인분 3만원이다.

[해성식당, 대표 김범재, 063)562-8008]

  대산면 시외버스터미널 앞에 있는 해성식당은 한우고기 전문점으로서 최고의 품질과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생고기 2인분 2만2천원, 생등심 1인분 1만7천원, 갈비탕 5천원이다.

  

▶교통편

*대중교통

  고창-대산면 직행, 군내버스  30분 간격 운행(18분 소요)

  영광-대산면 직행, 군내버스 30분 간격 운행(15분 소요)

  *관광버스 이용시 산행 들머리인 석현마을 앞에 하차하고, 하산지인 상금리에 주차요망.

*자가용이용

  서해안고속도로 영광 IC에서 23번 국도 타고 원흥 경유 대산면 5분거리

  전주-정읍-고창-대산면 2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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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송 김정길(碧松 金正吉) (사)대한산악연맹 전라북도연맹 상근부회장, 전북산사랑회 고문
호남지리탐사회 회장 TEL:063-250-8370  휴대폰 : 010-4167-3011 개인정보책임자 : 김정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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