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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안 명도봉
[주말산행코스] 호남의 산 | 명도봉~복두봉
명경지수가 흐르는 운일암 반일암 품은 산
진안팔경의 하나인 운일암반일암(雲日岩半日岩)을 들어서면 인간으로서 도리를 다하여 공명정대한 덕행을 쌓으라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하려는 듯 ‘쌍고도덕(雙高道德) 대명일월(大明日月)’의 글씨가 새겨진 대불바위와 명도봉(867m), 명덕봉(846m)이 산사의 일주문처럼 산객을 맞는다.

또한 ‘먼저 이치를 알고 행하라(先知後行說)’는 성리학의 선구자 주희(朱子)의 가르침을 전하려는 듯 주자천이 유유히 흐르고 있다. 특히 진안군 주천면과 정천면, 안천면 주변과 운장산, 명도봉 일대에는 성리학과 관련된 지명이 많다. 예컨대 운일암반일암이 있는 협곡을 주자천(朱子川), 이웃 정천면을 흐르는 계곡은 정자천(程子川), 안천면을 흐르는 냇물은 안자천(顔子川)이라 불러서 주희(朱子), 정호·정이(程子), 안희(顔子) 등 유학 대가들의 성을 이름으로 땄다.

▲ 구름싸인 명도봉 자락.
기암절벽에 옥수청산 천지산수가 조화를 이루는 28경 선경을 이루는 운일암반일암은 70년 전만 해도 깎아지른 절벽계곡에 길이 있어 구름과 해님만 있었다는 기록이 진안군지에 보인다. 또한 기암괴석과 이를 감싸고돌아 벽계청수와 춘하추동 사계절 옷을 바뀌어 입는 초목들이 볼거리라고 예찬했다.

도봉에서 복두봉으로 이어지는 산줄기는 아직 사람들의 손길과 발길이 닿지 않은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고 있으며, 진안 북서쪽에 마치 울타리를 친 듯이 연석산, 운장산, 복두봉, 구봉산 능선이 전북의 알프스처럼 파노라마를 연출한다.

복두봉에서 남동쪽 정천면 갈용리 방향으로 깊고 길게 뻗어 내려간 7km의 갈거계곡은 원시림이 울창하고 유수량이 풍부해 운장산 자연휴양림이 들어섰으며, 여름철 피서지로 각광받고 있다.

금남정맥의 최고봉 운장산 북쪽에서 흘러내리는 맑고 시원한 명경지수가 명도봉과 명덕봉 사이를 휘감아 흐르다가 운일암반일암 협곡을 이루며 주자천을 잉태하며, 늑막골과 물탕골이 있어 어느 방향에서 오르내려도 계곡산행을 즐길 수 있다.

▲ 명도봉 정상.
산줄기는 완주 주화산에서 분기된 금남정맥 산줄기가 남으로 호남정맥을 보내고, 북으로 뻗어가며 입봉, 보룡고개, 연석산, 운장산 서봉에서 동쪽으로 운장산 줄기를 나뉘어 놓고 피암목재를 지나 장군봉으로 뻗어 나간다. 이 지맥은 금강 지류인 북쪽 주자천, 남쪽 정자천을 가르며 운장산~복두봉을 지나면 북쪽으로 명도봉 줄기를 내려놓고 동쪽으로 2.5km를 뻗어내리며 구봉산 장군봉과 기암괴석의 아홉 봉우리를 솟구쳐 놓고 금강 상류로 숨어든다.

명도봉의 물줄기는 서쪽은 칠은동계곡, 동쪽은 다박골계곡을 통하여 주자천에 합수되어 금강 상류에 살을 섞고 서해에 골인한다. 주자천, 정자천, 안천이 운장산 북쪽에서 북으로 흐르다 동쪽으로 주천과 용담을 거쳐 월계리에서 금강 상류와 합수한다. 행정구역은 진안군 주천면이다.

이번 산행은 전북산악연맹 군산시연맹(회장 김성수) 회원 200명과 장맛비를 맞으며 제1코스를 답사하고, 호남지리탐사회(회장 필자) 회원들이 제2코스를 답사했다. 군산은 주변에 산이 없는 도시인데도 회원이 3천을 웃돌 정도로 전북산악연맹 14개 시군지부에서 가장 운영이 잘 되고, 다섯째 일요일이 있는 달이면 합동산행을 하며 호연지기를 기르고 있다.
명경지수가 흐르는 운일암 반일암 품은 산
명도봉 단독, 또는 복두봉~명도봉 연결 산행

장맛비가 부슬부슬 내리며 심술을 부리는데도 임진왜란 때 현인 7명이 숨어 지냈다는 전설을 간직한 칠은(七隱) 주차장을 장영조 부회장과 신이섭 전무의 안내를 받아 출발했다. 비를 머금은 산죽이 고개를 잔뜩 숙인 채 자꾸만 길을 막는다. 장사진을 이루며 산행하는 회원들 모습을 보니 마치 한국동란 때 피난 행렬 같다.

가뿐 숨을 몰아쉬며 오르면 이번에는 너덜길이 발걸음을 잡으며 쉬어가라고 유혹한다. 아름다운 목소리로 즉석음악회를 열어 산꾼의 귀를 즐겁게 해주는 산새들이 고맙다. 어느덧 복두봉에서 오는 길을 만나고 북으로 향하면 시원한 바람이 이마의 땀을 식혀준다. 안개가 자욱해서 오리무중인 능선을 10분쯤 걸으면 돌탑과 명도봉 표석이 반겨 맞는다(칠은 주차장에서 1시간 소요). 특이한 것은 운장산 서봉과 같이 이곳에도 정상 남쪽에 묘소 1기가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이다.

▲ (왼쪽)날머리 무지개다리.(오른쪽)운일암반일암(주자천).
산줄기는 완주 주화산에서 분기된 금남정맥 산줄기가 남으로 호남정맥을 보내고, 북으로 뻗어가며 입봉, 보룡고개, 연석산, 운장산 서봉에서 동쪽으로 운장산 줄기를 나뉘어 놓고 피암목재를 지나 장군봉으로 뻗어 나간다. 이 지맥은 금강 지류인 북쪽 주자천, 남쪽 정자천을 가르며 운장산~복두봉을 지나면 북쪽으로 명도봉 줄기를 내려놓고 동쪽으로 2.5km를 뻗어내리며 구봉산 장군봉과 기암괴석의 아홉 봉우리를 솟구쳐 놓고 금강 상류로 숨어든다.

계곡의 물소리가 마치 천둥소리를 방불케 하는 무지개다리에 도착하면 사람들이 제법 많다. 여느 때 같으면 피서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을 것이다. 빨갛게 익은 산딸기로 간식을 먹고 관리사무소에 닿으니 김성수 회장과 이덕우 명예회장이 반겨줬다(명도봉에서 1시간20분 소요).

▲ (왼쪽)암벽 오름길.(오른쪽)산딸기 따먹기.
다행히 비가 그친 명도봉과 명덕봉 사이로 해님이 얼굴을 내밀고, 관리사무소에서 올려다본 명도봉 산자락은 머리에 구름을 이고 신선과 선녀의 숨바꼭질을 하는 것처럼 멋진 풍광을 연출했다. 워낙 회원이 많다보니 선두와 후미의 산행시간이 1시간도 넘었다. 관리사무소 옆 공터에서 회원들이 정성스럽게 마련한 진안 더덕막걸리로 산행 뒤풀이를 하고 귀가를 서둘렀다.

호남지리탐사회가 양흥식 대장의 안내로 답사한 제2코스는 이렇다. 725번 지방도인 갈용리 삼거리 못미처에서 매표소 주차장까지 차량으로 이동하면 약 2.5km를 걷지 않을 수 있다. 갈거 마을에서 서쪽 계곡을 따라 10분쯤 걸으면 수백 년 전부터 매년 정월 초하루면 마을에서 행실이 가장 깨끗한 사람을 선발해서 제주로 삼아 산신령에게 제사를 지내는 산제당이 나온다. 그곳에서 왼쪽 계류를 건너 북서쪽으로 산길을 1.5km쯤 걸으면 휴양림 주차장에 닿는다.

주차장에서 휴양림 계곡 안으로 30분을 걷거나 승합차로 구봉교까지 가면 오른쪽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널찍한 마당바위가 있는데 마치 마당 가운데로 물이 흐르는 모습이고, 움푹움푹 패인 곳을 가리키며 김영범 관리소장이 공룡발자국이라고 설명해 줬다. 마당바위와 공룡발자국을 둘러보고 구봉교를 지나 임도로 걸어가면 어두침침한 큰 맞바위골이다. 그 계곡에서 30년 전 멧돼지 올무에 호랑이가 걸려서 생포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 관리사무소 앞에 모인 군산시산악연맹과 호남지리탐사회 회원들.
큰 맞바위골 입구에서  500m쯤 가면 왼쪽으로 해기소를 만난다. 40평쯤 되는 이 소(沼)는 상류쪽은 너럭바위 위로 단풍나무 숲터널을 이룬다. 해기소를 지나면 산세가 부드러워지고 계곡이 넓게 트여서 시원스럽다. 하류에는 계곡이 좁고 숲이 울창하나 상류쪽은 시야가 탁 트이고, 물이 차갑고 맑아서 알려지지 않은 여름철 피서지로 손꼽힌다.

왼쪽 능선 위로 쌀가마를 쌓아놓은 듯한 섬바위를 올려다보며 다리품을 팔면 녹슨 양철지붕의 폐가 한 채가 수풀 속에 묻혀 있다(구봉교에서 25분 소요). 하늘과 계곡만 보이는 곳에 피서객들이 붐비고 복두봉까지 등산을 다녀오는 산객을 가끔 만난다.

복분자가 탐스럽게 익어 간식거리를 제공하고 바위마다 석청이 매달려 있다. 교량 몇 개를 지나 굽이굽이 임도를 돌아서 오르면 폐허 건물 한 채가 잡초에 묻혀 있는데, 한국전쟁 이전까지는 농장 건물로 사용됐다고 한다(구봉교에서 1시간10분 소요).

비탈길을 돌아서 민듬분지에 이르면 헛개나무 재배지를 만나고 잣나무가 마중 나온다. 화전민들은 간곳없고 휴경지에는 나무를 식재했다. 가을이면 이 분지에 억새가 만발해 은빛 물결을 친다. 임도를 타고 오르면 운장산과 복두봉에서 뻗어오는 주능선을 만난다(구봉교에서 1시간45분 소요). 임도가 정천면 갈거에서 휴양림을 지나 주천면 운일암반일암까지 이어지는데 산림이 훼손돼 볼썽사납다. 복두봉 0.6km, 운장산 5.8km, 휴양림 7.5km 이정표가 쉬어가라 유혹한다.

▲ 암벽구간 밧줄코스.
복분자가 탐스럽게 익어 간식거리를 제공하고 바위마다 석청이 매달려 있다. 교량 몇 개를 지나 굽이굽이 임도를 돌아서 오르면 폐허 건물 한 채가 잡초에 묻혀 있는데, 한국전쟁 이전까지는 농장 건물로 사용됐다고 한다(구봉교에서 1시간10분 소요).

하산은 동쪽의 구봉산, 서쪽의 운장산과 연석산, 북쪽의 명도봉 코스가 있다. 명도봉 코스는 운장산 방향으로 50m쯤 내려와서 북으로 들어서면 바위 사이로 능선이 뚝 떨어진다. 초입은 시누대와 씨름해야하고 잡목구간이다. 전망바위에서 가장 멋지게 다가오는 구봉산과 복두봉을 조망하며 오찬을 즐겼다(복두봉에서 30분 소요). 산줄기가 뚝 떨어지면 서쪽은 임도가 바로 옆이고, 동쪽은 구암 가는 사거리다(복두봉에서 2시간 소요).

노란 원추리가 향연을 펼치는 능선을 걷다가 뒤를 바라보면 지나온 능선과 산허리를 따라 임도가 나 있고, 흰 구름이 산허리를 휘어 감는다. 바윗길을 지나면 거대한 암봉으로 이루어진 명도봉이 눈앞을 가득 채운다. 헬리포트에서 산줄기는 북쪽으로 꺾여 가다가 부처손과 석이버섯이 있는 암릉을 오른다. 제1봉을 올라서면 아이가 엄마품에 안겨 있듯 큰 소나무가 어린 소나무를 품었다.
 
고스락은 생각과 달리 육산이다. 제2봉은 뾰족한 칼바위이고, 제3봉은 또 다시 육산이다. 바로 명도봉을 오를 것 같지만 또 다시 오름길과 씨름해야만 경주이씨 묘소를 지나 돌탑과 표석이 반기는 명도봉에 닿는다(복두봉에서 2시간40분 소요). 이곳에서 서쪽은 칠은교, 북쪽은 용소를 거쳐 무지개다리로 하산할 수 있다. 갑자기 천둥번개가 치며 장대비가 쏟아지는 지독한 너덜길과 산죽을 헤치고 40분쯤 걸어 내려오면 살롬기도원을 지나 칠은 주차장에 닿는다.

산행길잡이

○제1코스
칠은 주차장~살롬기도원~산죽길~너덜길~능선 삼거리~(1.5km)~명도봉~안부~암릉~(2km)~무지개다리 <3.5km, 2시간20분 소요>

○제2코스
갈거 삼거리~(2.2km)~운장산 휴양림 주차장~갈거계곡 임도~(5km)~복두봉 사거리~(0.6km)~복두봉~북릉~(4.5km)~명도봉~(1.5km)~칠은 주차장 <13.8km, 7시간 소요>

○제3코스
동상면 연동~(2.7km)~연석산~(2.5km)~운장산~(5.2km)~복두봉 사거리~(0.6km)~복두봉~(4.5km)~명도봉~(1.5km)~칠은 주차장 <17km, 8시간 소요>

○제4코스
윗양명~(2.3km)~구봉산~(2.7km)~복두봉~(4.5km)~명도봉~(1.5km)~칠은 주차장<11.0km, 6시간30분 소요>

교통

드라이브코스
경부고속도로~대전-통영 간 고속도로 금산 나들목~금산~725번 지방도~남이면 흑암리~주천면 용덕리~주천초교~운일암반일암(주천~갈용리 삼거리~운장산 휴양림) / 호남고속도로 전주 나들목~전주~26번 국도~소양~화심~진안군 부귀면 거석리~49번 지방도~정천~725번 지방도~주천~대불리(진안~795번 지방도~정천~725번 지방도~운장산휴양림 / 갈용리~주천~732번 지방도~운일암반일암)

진안→운일암반일암
직행버스터미널에서 1시간 간격 운행, 50분 소요.

금산→주천
직행버스 이용.

주천→운일암반일암
대불리 또는 무릉리행 군내버스 이용. 1일 10회 운행, 10분 소요.

금산 시외버스공용정류장(041-754-2759), 진안 시외버스터미널(063-433-2508)

숙식(지역번호 063)

기 마을민박촌 : 안재인 432-7152(15실), 강동철 432-0206(27실), 명천식당 1인당 10,000원.
명천식당(이귀숙·432-7216) 관리사무소 옆에 있는 이 식당에서는 쏘가리탕 50,000원, 표고전골 30,000원, 빠가사리탕 45,000원, 도토리묵 10,000원.


필자 프로필
수필가·향토지리연구가·전북산사랑회 회장.
전북산악연맹 기획정보이사·호남지리탐사회 회장.
저서 <전북 100대 명산을 가다> 등.


/ 글·사진 김정길 전북산악연맹 산근부회장·호남지리탐사회 회장


명도봉(明道峰)-복두봉(幞頭峰) 

-명경지수가 흐르는 운일암 반일암 품은 산 -

  (글.: 전북산사랑회장, 호남지리탐사회장 김정길)

▶개요와 자연경관

  진안팔경의 하나인 운일암 반일암(雲日岩 半日岩)을 들어서면 인간으로서 도리를 다하여 공명정대한 덕행을 쌓으라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하려는 듯 ‘쌍고도덕(雙高道德) 대명일월(大明日月)’의 글씨가 새겨진 대불바위와 명도봉(867m). 명덕봉(846m)이 산사의 일주문처럼 산객을 맞는다.

 또한 “먼저 이치를 알고 행해라(先知後行說)”는 성리학의 선구자 주희(朱子)의 가르침을 전하려는 듯 주자천이 유유히 흐르고 있다. 특히 진안군 주천면과 정천면, 안천면 주변과 운장산. 명도봉 일대에는 성리학과 관련된 지명이 많다. 예컨대 운일암 반일암이 있는 협곡을 주자천(朱子川), 이웃 정천면을 흐르는 계곡은 정자천(程子川), 안천면을 흐르는 냇물은 안자천(顔子川)이라 불러서 주희(朱子), 정호. 정이(程子), 안희(顔子) 등 유학의 대가들의 성을 딴 이름이다.

  마을은 안정동(顔程洞), 안자동, 무이구곡, 무이동, 처사동(處士洞)도 있다. 무이동은 주희의 종손인 주찬(朱讚)이 살았던 곳으로 알려져 중국에서 주희의 후손들이 기록을 보고 찾아와 무이동 표석을 확인하고 갔다는 일화도 있다. 무릉(武陵)리는 중국의 무이구곡과 같아 붙여진 이름이며, 주자천 큰 바위에 무이구곡이란 글씨가 새겨져 있다. 성리학과 관련된 이름과 지명이 많은 것으로 보아 중국 유학의 대가들과 직접관련이 없다 해도 심도있게 고찰해 볼 필요가 있다.

 진안군지에는 기암절벽에 옥수청산 천지산수가 조화를 이루는 28경의 선경을 이루는 운일암 반일암은 70년 전만 해도 깎아지른 절벽계곡에 길이 있어 구름과 해님만 있었다는 기록이 보인다. 또한 기암괴석과 이를 감싸고돌아 벽계청수와 춘하추동 사계절 옷을 바뀌어 입는 초목들이 볼거리다고 예찬했다.

 명도봉과 명덕봉 사이로 깎아지른 협곡은 아름다움을 연출하는 마술사 같다. 특히 명도봉은 그대로 하늘로 치솟은 벼랑의 연속이며 낙락장송도 멋있고, 그 아래 바위사이를 흐르는 주자천과 어우러져 절경을 이루고 있다. 명도.명덕봉 양편에서 떨어져 내린 큼직큼직한 바위덩이로 골짜기가 채워져 있어 바위 숲을 이루는 대협곡이어서 해를 볼 수 있는 시간이 매우 짧다.

 명물과 명소가 즐비한 운일암 반일암에는 대불바위 또는 족두리바위가 백미인데, 다정한 신랑신부가 마주보고 있는 형상이다.  솥 모양의 세 개 바위로 이루어진 천렵바위는 삼복더위에 피서객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삼형제바위와 보살암도 자랑거리지만 열두굴과 비석바위 아래에 있는 커다란 용소는 부여 낙화암까지 뚫렸다는 전설을 간직했다. 

 운일암 반일암의 수려한 비경만큼이나 그 유래가 많음을 알 수 있다. 용이 정성껏 여의주를 만들어 하늘로 승천하려다 누군가 떨어뜨린 담뱃재 때문에 협곡의 물이 흐려져서, 임신한 여자가 보아서, 하늘로 오를 수 없게 된 뒤부터 하루의 반은 구름이 끼고 하루의 반만 해가 비친다고 하는 애닮은 이야기가 전해 온다.

 또한 시집가는 새색시가 수십 길 아래로 새파란 물이 흐르는 깎아 세운 절벽 길을 울면서 갔다 해서, 냇물이 바위사이를 울면서 흘러간다 해서 운일암의 이름이 생겨났다는 이야기도 있다. 길이 몹시 좁고 험해서 용담에서 전주로 보내는 공물 짐을 떨어뜨렸다 해서 떨어질운(隕)자를 써는 운일암이라 한다는 설도 있다.

 명도봉에서 복두봉으로 이어지는 산줄기는 아직 사람들의 손길과 발길이 닿지 않은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고 있으며, 진안의 북서쪽에 마치 울타리를 친 듯이 연석산, 운장산, 복두봉, 구봉산의 능선이 전북의 알프스처럼 파노라마를 연출한다.

 복두봉에서 남동쪽 정천면 갈용리 방향으로 깊고 길게 뻗어 내려간 7km의 갈거계곡은 원시림이 울창하고 유수량이 풍부해 운장산휴양림이 들어섰으며, 여름철 피서지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금남정맥의 최고봉 운장산 북쪽에서 흘러내리는 맑고 시원한 명경지수가 명도봉과 명덕봉 사이를 휘감아 흐르다가 운일암반일암 협곡을 이루며 주자천을 잉태하며, 늑막골과 물탕골이 있어 어느 방향에서 오르내려도 계곡산행을 즐길 수 있다.


 복두봉 정상에 서면 북쪽은 운일암, 반일암 계곡을 사이에 두고 솟아있는 명도봉과 명덕봉이 형제처럼 보이고 저 멀리의 대둔산과 계룡산이 아스라하다. 그리고 명도봉 정상에서는 동쪽은 가을단풍으로 유명한 적상산과 남동쪽은 아홉 봉우리가 줄지어선 구봉산이 보이고, 그 아래로 파란 물이 넘실대는 용담댐이 실향민들의 슬픔을 대변해 주듯이 애처롭게 다가온다. 적상산과 구봉산 너머에는 향적봉과 남덕유까지 덕유연봉들이 하늘금을 그린다. 남쪽은 갈거계곡 건너 섬바위 능선을 비롯해서 진안의 옥녀봉, 부귀산, 만덕산 너머로 금남. 호남정맥을 이루는 산줄기들이 파도처럼 넘실거린다. 서쪽은 운장산으로 이어지는 능선들이 승천을 준비하는 용처럼 꿈틀거린다.


 산줄기는 금남호남정맥 완주 주화산에서 분기된 금남정맥의 산줄기가 남으로 호남정맥을 보내고, 북으로 뻗어가며 입봉, 보룡고개, 연석산, 운장산 서봉에서 동쪽으로 운장산줄기를 나뉘어 놓고 피암목재를 지나 장군봉으로 뻗어 나간다. 이 지맥은 금강의 지류인 북쪽 주자천, 남쪽 정자천을 가르며 운장산, 복두봉을 지나면 북쪽으로 명도봉 줄기를 내려놓고 동쪽으로 2.5km를 뻗어 내리며, 구봉산 장군봉과 기암괴석의 아홉 개 봉우리를 솟구쳐 놓고 금강 상류로 숨어든다.

  명도봉의 물줄기는 서쪽은 칠은동계곡, 동쪽은 다박골계곡을 통하여 주자천에 합수되어 금강 상류에 살을 섞고 서해에 골인한다. 주자천, 정자천, 안천이 운장산 북쪽에서 북으로 흐르다 동쪽으로 주천과 용담을 거쳐 월계리에서 금강상류와 합수한다. 행정구역은 진안군 주천면이다.

  

▶문화유적및 명소 

[팔각정과 운일암반일암] 도덕정으로 알려진 이 정자는 운일암, 반일암에서 경치가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주변에 용소바위, 족두리바위 등 집채 같은 기암괴석 사이를 용트림하듯 굽이쳐 흐르는 냉천수는 곳곳에 크고 작은 폭포와 소를 만들어 주변의 깎아지른 단애와 신비롭게 어우러진 자연의 극치요. 절정이다. 

 예부터 깎아지른 절벽에 길이 없고 하늘과 돌 그리고 나무만 있을 뿐, 오가는 것도 구름밖에 없어 운일암, 하루에 해를 반나절밖에 볼 수 없어 반일암이라 했다. 또 시집가는 새색시가 수십 길 아래 새파란 물이 넘실거리는 절벽 위를 지나가기가 겁이 나서 울며 갔다하여, 운일암, 옛날 전라감영이 있는 전주와 용담현 사이의 지름길은 이 길뿐인데, 어찌나 험하든지 공물을 지고 가다보면 금방해가 떨어져 떨어질 운(隕)일암이라는 설화가 전해 온다.

▶산행안내

1코스;칠은주차장-살롬기도원-산죽길-너덜길-능선삼거리-(1.5)명도봉-안부-암릉-(2.0)무지개다리, 3.5km, 2시간20분 소요

2코스:갈거삼거리-(2.2)운장산휴양림 주차장-갈거계곡 임도-(5.0)복두봉사거리-(0.6)복두봉-북릉-(4.5)명도봉-(1.5)칠은리 주차장 13.8km, 7시간 소요

3코스:동상면 연동-(2.7)연석산-(2.5)운장산-(5.2)복두봉사거리-(0.6)복두봉-(4.5)명도봉-(1.5)칠은리주차장, 17.0km, 8시간 소요

4코스:윗양명-(2.3)구봉산-(2.7)복두봉-(4.5)명도봉-(1.5)칠은리주차장, 11.0km, 6시간30분 소요


 이번산행은 전북산악연맹 군산시연맹(회장 김성수) 회원 200명과 장맛비를 맞으며 1코스를 답사하고, 호남지리탐사회(회장 필자) 회원들이 2코스를 답사했다. 군산은 주변에 산이 없는 도시인데도 회원이 3천명을 웃돌 정도로 전북산악연맹 14개 시군지부에서 가장 운영이 잘되고, 다섯째 일요일이 있는 달이면 합동산행을 하며 호연지기를 기르고 있다. 특히 김성수회장과 이덕우 명예회장의 지도력과 친화력이 돋보이고, 나기택. 유선동고문의 자문과 김종숙부회장 등의 행정적 지원이 발전의 원동력인 성싶다.

 장맛비가 부슬부슬 내리며 심술을 부리는데도 임진왜란 때 현인 7명이 숨어 지냈다는 전설을 간직한 칠은(七隱)주차장을 장영조부회장과 신이섭전무의 안내를 받아 출발했다. 비를 머금은 산죽이 고개를 잔뜩 숙인 채 지꾸만 길을 막는다. 장사진을 이루며 산행을 하는 회원들의 모습을 보니 마치 한국동란 때 피난 가는 행렬 같다. 가픈 숨을 몰아쉬며 오르면 이번에는 너덜길이 발걸음을 잡으며 쉬어가라고 유혹한다. 아름다운 목소리로 즉석음악회를  열어 산꾼의 귀를 즐겁게 해주는 산새들이 고맙다. 어느덧 복두봉에서 오는 길을 만나고 북으로 향하면 시원한 바람이 이마의 땀을 식혀준다. 안개가 자욱해서 오리무중인 능선을 10분쯤 걸으면 돌탑과 명도봉 표석이 반겨 맞는다.(칠은주차장에서 1시간소요) 특이한 것은 운장산 서봉과 같이 이곳에도 정상 남쪽에 묘소 1기가 자리잡고 있다는 점이다.

 오이와 초콜릿으로 에너지를 충전하고 북동쪽으로 내려서면 급경사다. 바위 절벽을 밧줄에 의지해서 내려가려다 보니 교통체증이다. 그런데 엄마를 따라온 13살 이우현 학생은 어른들의 걱정을 잠재우듯이 다람쥐처럼 밧줄을 타고 내려와 박수를 받았다. 머리를 댕기머리처럼 길게 딴 미시 선녀도 가볍게 통과했다. 거대한 바위마다 하얀 포말을 뿜어내며 크고 작은 폭포를 만들어 산꾼에게 볼거리를 제공했다. 등산로 변에 있는 거대한 동굴바위는 10여명이 들어가도 충분할 성싶었다. 계곡의 물소리가 마치 천둥소리를 방불케 하는 무지개 다리에 도착하면 사람들이 제법 많다. 여느 때 같으면 피서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을 것이다. 빨갛게 익은 산딸기로 간식을 먹고 관리사무소에 닿으면 김성수회장과 이덕우명예회장이 반겨줬다.(명도봉에서 1시간20분 소요)

 다행히 비가 그친 명도봉과 명덕봉 사이로 해님이 얼굴을 내밀고, 관리사무소에서 올려다 본 명도봉 산자락은 머리에 구름을 이고 신선과 선녀의 숨바꼭질을 하는 것처럼 멋진 풍광을 연출했다. 워낙 회원이 많다보니 선두와 후미의 산행시간이 1시간도 넘었다. 관리사무소 옆 공터에서 회원들이 정성스럽게 마련한 진안더덕 막걸리로 산행의 뒤풀이를 하고 귀가를 서둘렀다.

  

 호남지리탐사회(회장 김정길)가 양흥식대장의 안내로 답사한 제2코스는 이렇다. 725번 도로인 갈용리 삼거리 못미처에서 매표소 주차장까지 차량으로 이동하면 약 2.5km를 걷지 않을 수 있다. 갈거마을에서 서쪽계곡을 따라 10분쯤 걸으면 수백 년 전부터 매년 정월 초하루면 마을에서 행실이 가장 깨끗한 사람을 선발해서 제주로 삼아 산신령에게 마을의 평안을 기원하는 제사를 지내는 산제당이 나온다. 그곳에서 왼쪽 계류를 건너 북서쪽으로 산길을 1.5km쯤 걸으면 휴양림 주차장에 닿는다.  

 주차장에서 휴양림 계곡 안으로 30분을 걷거나 승합차로 구봉교까지 가면 오른쪽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널찍한 마당바위가 있는데 마치 마당 가운데로 물이 흐르는 모습이고, 움푹움푹 패인 곳을 가리키며 김영범관리소장이 공룡발자국이라고 설명해 줬다.

 마당바위와 공룡발자국을 둘러보고 구봉교를 지나 임도로 걸어가면 어두침침한 큰 맞바위골이다. 그 계곡에서 30년 전 멧돼지 올무에 호랑이가 걸려서 생포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큰 맞바위골 입구에서  5백미터쯤 가면 왼쪽으로 해기소를 만난다. 40평쯤 되는 이 소(沼)는 상류쪽은 너럭바위 위로 단풍나무와 수림의 터널을 이룬다. 해기소를 지나면 산세가 부드러워지고 계곡이 넓게 트여서 시원스럽다. 하류에는 계곡이 좁고 숲이 울창하나, 상류쪽은 시야가 탁 트이고, 물이 차갑고 맑아서 알려지지 않은 여름철 피서지로 손꼽힌다. 계곡의 왼쪽 능선위로 쌀가마를 쌓아놓은 듯한 섬바위를 올려다보며, 다리품을 팔면, 녹슬은 양철지붕의 폐가 한 채가 수풀 속에 묻혀 있다.(구봉교에서 25분 소요)

 하늘과 계곡만 보이는 곳에 피서객들이 붐비고 복두봉까지 등산을 다녀오는 산객을 가끔 만난다. 복분자가 탐스럽게 익어 간식거리를 제공하고 바위마다 석청이 매달려 있다. 교량 몇 개를 지나 굽이굽이 임도를 돌아서 오르면 폐허가 된 건물 한 채가 잡초에 묻혀 있는데 한국전쟁 이전까지는 농장건물로 사용됐다고 한다.(구봉교에서 1시간10분 소요) 비탈길을 돌아서 민듬분지에 이르면 헛개나무 재배지를 만나고 잣나무가 마중 나온다. 화전민들은 간곳없고 휴경지에는 나무를 식재했다. 가을이면 이 분지에 억새가 만발해 은빛 물결을 친다. 임도를 타고 오르면 운장산과 복두봉에서 뻗어오는 주능선을 만난다.(구봉교에서 1시간45분 소요) 임도가 정천면 갈거에서 휴양림을 지나 주천면 운일암 반일암까지 이어지는데 산림이 훼손돼 볼썽사납다. 복두봉 0.6km, 운장산 5.8km, 휴양림 7.5km를 알리는 이정표가 쉬어가라 유혹한다.

 동쪽으로 보이는 복두봉을 오르는 길은 15분 동안 지독한 시누대 숲과 씨름해야 한다.(구봉교에서 2시간소요) 복두봉은 거대한 바위로 이루어졌고, 중앙에는 10여명이 앉아서 휴식할 수 있는 넓은 공간도 있고 전북산사랑회에서 설치한 이정표가 훼손돼 정비를 했다. 사방이 탁 트여서 조망이 좋고 운해 속에 가려진 주변 산줄기들의 비경을 감상 할 수 있다. 하산은 동쪽의 구봉산, 서쪽의 운장산과 연석산, 북쪽의 명도봉코스가 있다.

  명도봉코스는 운장산 방향으로 50미터쯤 내려와서 북으로 들어서면 바위사이로 능선이 뚝 떨어진다. 초입은 시누대와 씨름해야하고 잡목구간이다. 전망바위에서 가장 멋지게 다가오는 구봉산과 복두봉 조망하며 오찬을 즐겼다.(복두봉에서 30분 소요) 산줄기가 뚝 떨어지면 서쪽은 임도가 바로 옆이고, 동쪽은 구암가는 사거리다.(복두봉에서 2시간 소요) 노란원추리가 향연을 펼치는 능선을 걷다가 뒤를 바라보면 지나온 능선과 산허리를 따라 임도가 나 있고, 흰 구름이 산허리를 휘어 감는다.

바위 길을 지나면 거대한 암봉으로 이루어진 명도봉이 눈앞을 가득 채운다. 헬리포트에서 산줄기는 북쪽으로 꺾여 가다가 부처손과 석이버섯이 있는 암릉을 오른다. 1봉을 올라서면 아이가 엄마품에 안겨 있듯이 큰 소나무가 어린소나무를 품었다. 고스락은 생각과 달리 육산이다. 2봉은 뾰족한 칼바위이고, 3봉은 또 다시 육산이다. 바로 명도봉을 오를 것 같지만 또 다시 오름길과 씨름해야만 경주이씨 묘소를 지나 돌탑과 표석이 반기는 명도봉에 닿는다.(복두봉에서 2시간40분 소요), 이곳에서 서쪽은 칠은교, 북쪽은 용소를 거쳐 무지개다리로 하산할 수 있다. 갑자기 천둥번개가 치며 장대비가 쏟아지는 지독한 너덜길과 산죽을 헤치고 40분쯤 걸어 내려오면 살롬기도원을 지나 칠은주차장에 닿는다.      

▶교통안내

[드라이브]

○경부고속도로-대전~통영 간 고속도로 금산나들목-금산-725번 지방도로-금산군 남이면 흑암리-진안군 주천면 용덕리-주천초교-운일암반일암/주천-갈용리 삼거리-운장산 휴양림

○호남고속도로 전주나들목-전주-진안 방면 26번 국도-소양-화심-진안군 부귀면 거석리 -49번 지방도-정천면-725번 지방도-주천면-대불리(운일암반일암)

○진안-795번 지방도-정천면 소재지-725번도로-정천면 갈용리 운장산휴양림/정천면 갈용리-주천면소재지-732번 지방도-운일암반일암

[대중교통]      

○진안직행버스터미널에서 운일암행 버스 이용, 1시간 간격, 50분 소요

○금산에서 주천행 직행버스 이용, 주천에서 대불리 또는 무릉리행 군내버스 이용해서 운일리계곡 입구에서 하차, 1일 10회 운행(10분 소요)

  *금산시외버스 공용정류장(041-754-2759), 진안시외버스터미널(063-433-2508)


▶숙박및 먹을거리

 [민박촌]

○삼기마을 민박촌, 안재인 432-7152(15실), 강동철 432-0206(27실), 명천식당 1인당 1만원

[먹을거리] 

 명천식당(이귀숙 432-7216) 관리사무소 옆에 있는 이 식당에서는 쏘가리탕 5만원, 표고전골 3만원, 빠가탕 4만5천원, 도토리 묵 1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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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송 김정길(碧松 金正吉) (사)대한산악연맹 전라북도연맹 상근부회장, 전북산사랑회 고문
호남지리탐사회 회장 TEL:063-250-8370  휴대폰 : 010-4167-3011 개인정보책임자 : 김정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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